장학생 이야기 (1)
인터뷰 이진국(12학번)
글쓴이 박상욱(11학번)
공부도 잘하고 연극도 잘하고! 천지간도 잘하고! 이것저것 다 잘하는 이들이 궁금하다! 유지영씨는 천지간 패장이면서도 15년 1학기에 4.5를 받아 SNS 상에서 놀라움을 안겼고, 이진국씨는 15년 2학기에 연극하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맨날 “학점 포기”, “중간고사 안봄”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적들을 방심하게 만든 페이크였는지 정작 연말에 장학금을 챙겨 다른 연극배우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연극배우 중에는 4점대 학점이 2점대로 떨어진 학생도있다던데.. 그럼 작년 아랍어과의 중심이면서 공부도 잘한 이들의 공부 비법은?
Q. 작년 연극하며 자기가 먼저 '이번학기 망했다’ 든지 ‘중간고사 다 같이 보지 말자'라고 말한 것, 인정하나?
A. ……(첫 질문부터 이러기에요?..) 네.. 2학기에 연극 준비랑 수업을 같이 병행해보니까, 평소에 공부하는 양을 매일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장난스레 저런 말을 했었지요…..
Q. 덕분에 '이진국도 저러니 이번 학기는 학과를 위해 연극하는 거에 만족하고 그냥 학점은 포기하자' 생각했는데 우리만 낚였다. 이렇게 배신해도 되는가
A. 하아… 교수님 비트주세요
Q. 노예생활에도 장학금을 받은 비법을 공유해줄 수 있나
A. 연애를 하세요 연애를 ... 아니, 비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수강 신청을 할 때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 궁금했던 과목을 수강한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에요. 저는 저번 학기에 제 전공이나 이중전공(경제학)이랑 전혀 상관없는 법학, 영어 전공 과목을 들었어요. 강의계획표를 보다가 재미있을 거 같았거든요.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우니까, 더 재밌게 배웠고, 없는 시간에서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좋은 성적은 따라온 게 아닐까요..?
사실 비교 사례로, 저번 학기에 초아회화도 수강했었어요. 전필이라 어쩔 수 없이 신청한 것인데 이미 다 배운 것을 공부하니까 흥미가 잘 안 생기고, 같이 듣던 1학년 후배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좀 소홀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성적도 잘 못 받았지요ㅠㅠ
Q. 사우디 생활도 초반에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이젠 믿을 수가 없다. 다 뻥인 것 같다
A. (아 진짜!! ㅋㅋㅋㅋ) 아닙니다! 정말 힘들어요! 인턴 월급 받은 거 다 집세랑 교통비 들어가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산다니까요T_T 한국에서도 경험 안 해본 교통사고도 당하고, 사기 치려는 택시기사랑도 싸우고..
Q. 요새 사우디 귀족, 왕자와 교류한다는 첩보가 있다. 노예에서 칼리프가 되고 싶은 미련을 여전히 못 버렸는가?
A. 그래도 나름 주인공인데!! 영국 왕처럼 멋진 옷도 없고!! 대머리 만들고!! 칼리프가 되지도 못하고 목 잘려 죽었으니…. 못 이룬 꿈을 사우디에서 이뤄봐야겠어요. 자비를! 자비를!
Q. 작년 한 해 동안 이룬 것이 뭐라고 생각하나?
A. 2015년은 감사하게도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해였습니다.. 군대에서 2년간 군생활하면서.. 제대 후를 위해 고민하고 계획한 것들 모두 이룰 수 있던 한 해였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작년 한 해를 통해 제가 스스로를 믿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감사합니다. 군 제대 후 복학할 때, 사실 많이 두려웠어요. 내가 다시 잘 적응할지, 공부도 익숙해질지, 후배들과 어울릴지, 내 꿈에 더 다가갈 수 있을지 등등. 그렇지만 좋은 교수님들, 배울 부분이 너무 많은 선후배들 덕분에 잘 극복하고, 제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믿게 되었습니다
Q. 후배들에게 한마디 or 독자 여러분께 한마디
A. 전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 졸업 축사에서 한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을 무척 좋아해요. 제가 추구하는 바랑 많이 닮기도 했고요. 인생의 다양한 점들(dots)이 나중에는 연결돼서 삶에 도움을 준다는 말인데.. 쉽게 말하면, 이것저것 너무 재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하라는 거죠. 너무 쉽게만, 편하게만, 안전하게만 가려고 하지 마세요. 재미없잖아요 ㅎㅎ ‘내가 이미 다 알아서 학점 쉽게 받을 수업’ 대신에 ‘내가 좀 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수업’, ’학점 잘 준다는 수업’ 보다는 ‘듣고 싶은 수업’을 들어보세요. 최선을 다하고 즐기면 학점은 따라 오겠죠? 아니더라도 후회는 없을 거예요
장학생 이야기 (2)
인터뷰 유지영(14학번)
글쓴이 박상욱(11학번)
Q. 천지간 패장하면서 그 일한다고 맨날 망했다했는데 안 망했다
A. 네, 제가 2학년 1학기때 4.5를 맞고 2학기때 천지간 공연 준비도하고 그랬는데 그때는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Q. 이번학기도 4.5 자신하나?
A. 아니요! 전혀요! 아니 제가 4.5를 받은거를 그 누구도 몰랐으면 좋겠으면하는 소망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무한테도 얘기를 안했어요. 근데 갑자기 서민교라는 동기가 제 타임라인에 올렸더라고요. 그래서 전화해서 물었죠. “야! 이거 어디서 알았냐” “누나빼고 다알아!” “아랍어과, 동기들 다 알고있어!” 흠.. 저는 아무한테도 말안했는데 그 뿌리에는 조교출신중 ‘누군가’가 있지않을까...
Q. 어디가면 공부하는 유지영씨를 볼 수 있나요?
A. 정해진곳은 딱히 없는데, 도서관 4층이나 싸관 2층을 제일 많이 이용합니다.
Q. 시간관리 비법은?
A. 그런거 없는데, 그냥 저는 1,2학년때 특히 1학년때는 쉬는시간엔 무조건 도서관을 갔어요. 그래서 루트가 되게 한정적이었어요. 밥먹고 수업가고 도서관가고 수업가고 도서관가고 풍방! 풍방이 없는날에는 도서관가고!
Q. 요즘에도?
A. 아니요, 요즘에는 그런 삶을 안 살아아서. 제가 하고 싶은말은 1,2학년 때는 좀 노세요
Q. 하긴 요새 SNS에 피아노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A. 하하 제가 원래 피아노 치는거 좋아했어요. 원래 좋아했는데 대학 들어와서 국악으로 빠졌다가 사실 되게 오래하긴 했지만 피아노를 요즘 다시 치기 시작했어요.
Q. 아랍어과는 어떻게 오게 되었나요?
A. 그냥 수시지원서를 작성하는데 한자리 남더라고요. 그래서 한장에 아버지가 너 위에 있는 대학에 혹시라도 못가게 되면은 외대에서 소수어 하나정돈 배워둬라 하셔서 그러면 아랍어로 할께요! 그랬죠. 아빠가 먼저 아랍어를 하라고 하셨죠
처음엔 제가 제일 못했어요. 제가 아랍어를 제일 못했어요. 살라 시간에 혼자 못읽고 막 그랬어요. 너무 속상하고 그랬죠 그땐. 동기들이긴 한데 다 동생들인데 나보다 더 잘하니까 그런것들이 마음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 열심히 하게 된것 같아요. 딱히 처음부터 아랍어에 뭔가 꿈이 있어서 그랬던건 아닌데, 근데 하다 보니 재밌어서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작년한해 동안 이룬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저는 가장 큰게 천지간이죠. 올해 20주년때 15학번이 20주년이라고 벌벌떠는걸 많이 도와주었죠.
Q. 이번학기에 아쉬웠던 건 없으신가요?
A. 남들이 보기에는 노는것도 아니겠지만 하하. 저는 지금이 좋아요. 지금이 좋다고 생각해야 버틸 수 있고. 노는다는게 여행을 다니는거가 아니고 그냥 애들하고 술마시는거,
1학년때 워낙 안했어서. 저는 공부랑 천지간만 했어요
Q. 공부를 좋아하시는것 같습니다
A. 저는 좀 공부를 재밌어하는 타입인 것 같아요. 공부 가르치는 것도 재밌어요. 제가 2학년일때 1학년들 데리고 여름방학동안 1주일에 2번 정도 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학교근처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방과후 아랍어를 하고 있어요.
Q. 후배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A. 놀면서 공부하세요, 애들도 좀 만나고 좀 놀러 다니고. 좀 공부만 하는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맨날 술만 마시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요. 균형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