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6일 화요일

아랍어과 50주년 아랍어과의 날 취재기








아랍어과 50주년

아랍어과의 날 취재기
글쓴이 박승련(14학번)

최고(最古) 역사, 최고(最高) 실력, 최다(最多) 동문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설립 50주년 기념, 아랍어과의 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랍어 원어연극

시리아의 극작가 사아달라 완누스의 1970년 희곡 <노예 자비르 머리의 모험>을 각색한 원어 연극이 11월 5일 오후 4시에 사이버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아랍어과 살라흐 엘게빌리 교수님이 각색을 맡으셨고, 황의현 선배와 학부 민선홍, 박이랑, 지성준 선배가 한국어 번역을 맡았다. 이 대본을 토대로 14명의 재학생이 배우가 되어 아랍어 원어연극을 준비했다. 연극은 약50분이었고, 대략 400여 마디의 아랍어 대사로 이뤄져 있었다. 
연극이 시작되고, 해설자 하카와티가 우렁찬 목소리로 바그다드의 실정을 읊었다. 오랜만에 동기들, 선배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들떠 있던 장내는 조용해지고 다들 연극에 몰입되었다. 배우들은 실제 배우처럼 탐욕스러운 모습, 익살스러운 모습 등 캐릭터에 맞춰 연기했다. 연극을 보는 내내 아는 학우들이 아니라 진짜 연극 배우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배우들은 긴 아랍어 대사를 연극 내내 막힘 없이 쏟아냈다. 연극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박수소리가 한참이나 이어졌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유쾌했던 50분의 연극이었지만, 이처럼 성공적으로 원어연극을 마치기 위해서는 배우들의 엄청난 노력이 있었다. 7월 4일, 4명으로 처음 시작한 연극연습은 연극당일까지 수시로 진행된 수십 번의 팀 연습과 총 연습의 결과였다. 외대연극부가 2-3명의 인원으로 연극을 올리는 것을 생각해보면, 14명의 배우가 한국어도 아닌 아랍어로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 여정이었을 지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배우들은 아랍어 연기를 지도해주신 오명근 교수님, 박재원 교수님, 윤은경 교수님, 그리고 연출에 도움을 주시고 의상을 협찬해주신 구미란 교수님 그리고 연기 지도를 도운 김다혜 선배와 조경현 선배, 독일어교육과 신동이 학우, 김형준 학우 그리고 뒤에서 무대를 위해 함께 고생했던  스태프와 특별출연 해준 아문연 학생들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연극줄거리


  이 희곡은 정치적 혼란이 극에 달했던 압바스 시대의 바그다드를 배경으로 한다. 제국 체제의 정점에 있던 칼리프와 재상 사이에 분란이 고조됨에 따라, 칼리프는 재상을 견제하기 위해 바그다드 성문을 걸어 잠그고, 재상은 칼리프를 몰아내기 위해 사적 동맹인 영국 왕의 힘을 빌리고자 한다. 재상은 영국으로 밀서를 보내기 위해 노예 자비르의 삭발한 머리 위에 편지를 쓰고,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나 편지를 가릴 수 있게 되자 자비르를 영국으로 보낸다. 영국 왕은 다시 자비르의 머리를 삭발시키고 비밀 서한을 무사히 확인한다. 임무를 완수한 자비르는 재상이 약속했던 포상과 연인 룰루와와의 결혼으로 들떴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 죽임을 당한다. 비밀 유지를 위해 재상이 자비르를 죽이라는 내용을 서한에 적었기 때문이다. 자비르는 그렇게 죽고 결국 영국 왕의 군대가 바그다드로 난입하여 백성들은 영국 왕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다. 
아랍은 1967년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패배한 뒤, 사회의 분열과 정치적 위기를 겪게 된다. 원작가는  <노예 자비르 머리의 모험>을 통해 부패하고 무능한 아랍의 통치자들을 비판하고 사회상을 재현하려 하였다. 극에서 각 등장인물은 아랍 사회의 각 계층을 대변하고 있는데,  위정자, 기회주의자, 수동적인 대중들 이 모든 사람들 속에서 아랍 패망의 원인을 찾고 있다. 

역사전시회

아랍어과 50주년을 맞이하여 과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도록 역사 전시회가 학교 역사관에서 열렸다. 찾아간 역사관에는 아랍어과 조교 선배님이 안내를 맡고 계셨고, 30년 전에 아랍어과를 졸업하셨다는 동문 선배님이 역사 전시회를 찾아오셔서 전시장을 살펴보고 계셨다. 
먼저, 방명록에 아랍어로 쓰인 축하 문구가 눈에 띄었고, 성함과 함께 쓰여진 학번에서 새삼 아랍어과의 역사를 실감할 수 있었다. 1965년 1월 7일에 국내 최초로 아랍어과가 설립된 이래로 석 사학위과정과 박사 학위과정이 신설되고 중동문제 연구소와 글로벌캠퍼스에 아랍어과가 설립되기까지의 역사가 간략히 소개된 포스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1997년 결성된 풍물패인 ‘천지간’, 2009년에 결성된 축구 소모임 ‘샤이딴 아흐마르’ , 2009년 결성된 학과 소식지 ‘앗타므르’와 아랍 전통 춤 공연패인 ‘아랍문화연구회’ 이 네 가지 소모임을 재학생들의 활동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한 쪽에는 교수님들이 기증해주신 강의계획서와 수강카드, 시간표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요즘 우리가 인터넷으로 강의계획서를 확인하고 휴대폰에 저장된 시간표를 보고 강의실을 찾아가는 모습이 떠오르면서, 소소한 것이지만 그때와 지금의 대학 생활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기증 물품 옆에는 ‘아랍어 교재, 어제와 오늘’이라는 글귀 아래에 아랍 책들이 40권가량 전시되어 있다. 오래된 문법책부터 꽤 최근에 발간된 아랍 문화 책들이 골고루 있었다. 전시된 책 위에는 아랍어과 1기 졸업생이시자 명예교수님인 송경숙 교수님과 이두선 교수님의 인터뷰가 간략히 쓰여있는데, 교수님들이 공부하시던 시절에 아랍어 교육환경이 매우 열악했음을 알 수 있었다. 교재조차 부족했던 환경에서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지금 환경이 되기까지 여러 교수님의 노력이 있으셨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아랍어 타자기,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국가들과의 국제 협력 교류패들이 전시되어있다. 전시품들을 살펴보면서 지금 우리가 다니고 있는 아랍어과의 50년에 걸친 흔적들을 살펴보면서, 학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연극공연이 끝나고 교수회관에선 동문선배님들 200여명이 참여하신 가운데 아랍어과의 날 본행사가 열렸다. 송승환 선배님의 대표작인 난타의 공연으로 행사가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윤은경 교수님이 첫마디를 하시자 동기분들이 교수님 이름을 외치며 환호하는 장면을 보며 선배님들의 늙지않는 장난기와 변치않는 동기애를 느낄 수 있었다. 아랍어과 동문들은 모두 오랜만에 만난 학우들을 보며 즐거워했다.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동문들은 동기들끼리 한때 젊음을 보냈던 외대앞역 음식점에서 각자 2차를 가졌다. 

Q&A 원어연극 기획 인터뷰

Q. 안녕하세요 15학번 황의현 대학원 선배님! 이번 연극의 기획을 담당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하셨다고 들었는데, 연극 준비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네 반갑습니다. 아무래도 연극에 대해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는 게 가장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기획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방향을 잃기도 했습니다. 

Q. 이번 연극에서 특히 가장 신경 쓰셨던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A. 의상이나 소품도 연출을 위해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원어 연극이다 보니 대사 연출과 대본 숙지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준비했습니다.

Q. 50주년 행사 당일에 연극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앞으로 아랍어과에서 다시 원어 연극을 준비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함께 노력해서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원어연극이었지만, 등장 인물이 이번보다 적은 대본을 선택한다면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원어 연극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네. 그렇군요! 연극을 앞에서 감상하는 내내 극장에서 진짜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멋진 연극 준비해주시고 이렇게 또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Q&A 역사전시회 기획 인터뷰

Q. 안녕하세요 김태현 선배님! 이번 아랍어과 역사 전시회를 준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50주년을 맞아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네. 반갑습니다. 역사 전시회는 50주년을 맞이해 우리과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살펴보고 또 앞으로 나아갈 길을 함께 찾아보고자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사진, 책, 타자기 등 전시 물품들을 어떻게 수집하셨나요?
   A. 아 물품들은 대부분 교수님들과 동문선배님들이 기증해주셨습니다. 전시 물품을 구하기 위해 따로 연락을 드려서 기증 받게 되었습니다.

Q. 수집을 위해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렸다고 하셨는데, 수집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교수님들이 옛날 사진들을 보여주실 때마다 일화를 말씀해주셨는데요. 당시에 열악했던 공부 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아랍어과 일원으로서 전시회를 맡으시면서 느낀 소감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A. 먼저, 여러 교수님들의 노력으로 아랍어과가 지금의 환경일 일구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교육환경에 감사하며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교수님들, 학생들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아랍어과 50주년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50주년 행사를 통해 평소에 뵐 수 없었던 동문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가질 수 있었고, 재학생들이 준비한 연극과 전시회를 통해 5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를 멋지게 기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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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in Chief, At-Tamr, Dept. Arabic,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Seoul, Korea E-mail : attam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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