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과 설립 50돌을 맞이하여
사랑하는 아랍어과 가족 여러분!
올해로 우리 아랍어과가 설립 50돌을 맞았습니다. 반 세기 전인 1965년 한국외대에 아랍어과가 문을 열고 우리나라 최초로 아랍어 교육과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국내 아랍어의 역사는 곧 우리 아랍어과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아랍어과의 지난 50년은 한 마디로는 형용이 불가능한, 변화와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진 시기였습니다. 아랍어과의 1기 선배님들이 들려주시는, 변변한 교재도 교수도 없이 공부를 시작하신 얘기들은 가히 전설이라 할 만합니다. 국내 아랍어 능통자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외대 전체의 아랍어 전공 신입생 입학 정원이 180 명에 이른 적도 있었습니다. 50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부침이 어찌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꾸준히 확대 진전하는 추세였습니다.
아랍어과의 오늘은 어제로부터 맺힌 열매이고, 내일은 오늘이 가져올 보람입니다. 오늘의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선배님들, 그리고 후배님들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님들의 노고와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고, 오늘의 우리는 앞으로 오는 세대에게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선배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을 올바르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이러한 역사의 고리 안에 있습니다.
5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다는 것은 마땅히 자랑할 위대한 성취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 주변 여건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아랍을 향한 우리의 관심이 폭증하고, 아랍어 또한 매력적인 언어가 되었으나 동시에 선두주자로서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난관도 많이 있습니다.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선배님들로부터 물려받은 우리 아랍어과, 이 터전을 온전히 후학들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우리 아랍어과는 설립 50돌을 맞아 이제 연륜 이상의 성숙한 면모를 보여야 합니다. 그 막중한 임무의 시작은 아랍어과가 우리 모두의 공동체라는 점을 깨닫는 것입니다. 전통은 선배나 후배, 동문이나 재학생, 학생이나 교수 그 어느 누구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모두의 힘을 합쳐 아랍어과의 역사를 차근차근 지어나가야 합니다.
아랍어과의 50돌을 멋지게 기념하기 위해 동문 선배님들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토대 위에 우리 재학생들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5월의 동문 특강을 시작으로 11월에 아랍어 연극, 난타 공연, 아랍어과 역사전시회, 홈커밍데이 행사 등이 이어집니다. 50돌을 맞아 아랍어과의 일원임을 맘껏 감사하고 자축합시다. 50돌은 아랍어과 동문 선배와 재학생 모두가 하나되는 잔치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학과장 박재원
20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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